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안산 자락길을 갈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이란 노인, 어린이, 유아, 임산부,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된 경사가 완만한 숲길을 말한다. 경사가 완만해서 휠체어나 유모차도 다닐 수 있도록 한 초급 산책코스다.
안산 자락길 주변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서대문 독립공원이 있는데 이곳이 독립문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오후에 잠깐 들러서 안산 자락길은 가지 못하고 가볍게 서대문 독립공원을 걸었다.
공원에 들어가면 안산 등산로와 자락길 코스가 그려진 전체 지도가 나와있는데 생각보다 길었다. 총 7km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쯤이라고 한다. 나중에 낮시간을 이용해서 다시 오려고 지도를 크게 찍어뒀다.
서대문 독립공원에도 산책 겸 걷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지나다니면서 독립문을 보기는 했는데 공원 안은 처음이다. 그런데 걷다 보니 어디서 본듯한 익숙한 장소가 있었다. 알고 봤더니 드라마 봄밤에서 정해인과 한지민이 걸으면서 데이트했던 장소더라. 비록 나는 역사탐방 모드로 다니긴 했지만 데이트 코스로도 좋은 예쁜 공원이다.
공원 초입에는 서울 독립문이 세워져 있다.
독립문은 1897년에 자주독립의 결의를 다짐하기 위해 세운 석조물이다.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세웠는데, 1979년에 성산대로 공사 때문에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러시아인 사바틴이 설계하고 한국인 심의석이 시공하였다.
독립문 앞에 세워진 것은 영은문 주초라고 한다. (주초란? 기둥 아래 받쳐놓는 돌, 즉 주춧돌을 말한다) 처음 태종 7년에 명나라 사신을 영접하기 위해 모화루를 지었는데, 세종 때 모화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홍살문을 세웠다. 그런데 중종 때 홍살문을 없애고 영조문을 만들었다가 3년 뒤에 이름을 영은문으로 고쳤다. 그 영은문은 독립협회를 설립한 서재필의 주장으로 철거되고 주초만 남은 것이다.
앞서 말한 모화관(중국 사신들을 영접하기 위한 곳)이 지금의 독립관이다.
서재필이 발의하고 독립협회에서 주도해 개수한 후, 독립관으로 개칭하고 여기서 애국 토론회를 개최하여 자주·민권·자강 사상을 고취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가 일제에 의해 철거되었다. 지금의 독립관은 서대문 독립공원 조성사업계획에 의거 전문가의 고증 자문에 따라 복원된 모습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3.1독립선언 기념탑이 있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민족대표들은 서울 인사동의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독립만세를 삼창 하며 거족적인 3.1 독립만세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3.1 독립선언 기념탑은 3.1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해 국민의 성금으로 탑골공원에 건립되는데 그 후 탑골공원 정비사업으로 철거되었다. 그런데 점점 복원을 바라는 사람이 많아져서 이곳에 옮겨 세웠다.
기념탑을 지나 올라가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나온다. 요즘 역사관 내부에 들어갈 수 없지만 주위만 걸어도 볼거리가 있다.
이곳은 1908년에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으로 세워졌다가 1912년 서대문 감옥이 되었고, 1923년에는 서대문형무소가 되어 1945년 해방까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 투옥되었다. 해방 이후부터는 서울 형무소, 교도소, 구치소로 이용되었다가 87년에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이곳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만들었다.
끔찍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곳에서 바라본 붉은 벽돌의 건물과 초록 잔디, 노란 꽃이 만개한 인왕산 풍경의 어우러짐이 예쁘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느끼는 감정만으로 죄스러워지기도 했다.
형무소를 돌아 뒤로 가면 여기가 바로 봄밤에서 정해인과 한지민이 걷던 그 장소다. 지금은 다 지고 없겠지만 개나리가 너무 예쁘게 피어서 걸으면서 좋았다. 공원 한 바퀴 도는데 빨리 걸으면 15분? 도 안 걸리지만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걷느라 30분 넘게 걸린 것 같다. 요즘 집에만 있어서 운동 매우 부족이었는데 오랜만에 걸음수를 올려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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