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첫번째 아침_일찍 일어나졌다. 잘때는 곯아떨어졌지만 새벽부터는 불편함에 잠을 설쳤기 때문이었다. 집도 따뜻하고 침대도 푹신하고 베개높이도 잘 맞았음에도... 오랫동안 혼자자던 습관이 있었는데 본의아니게 친구와 같은 침대를 쓰게되니 그랬나보다.
계획한건 아니지만 아침에 일찍일어나 동네를 걸어보니 일찍일어나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공기도 맑고 온통 푸른 밭이라 눈과 코가 상쾌했다. 매일 이런걸 보고 이런공기로 숨쉬는 여기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파릇파릇 예쁘다 예뻐~요즘따라 더 풀이 좋아지는 나 특히 당근잎은 포슬포슬 너무 예쁜것같다.
여기 구좌읍 세화리에는 몇개의 게스트하우스가 모여있었다. 이곳은 다락마마라는 곳인가보다. 이른아침이라 다들 잠을자는지 나와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스테이하루라는 곳인데 오늘 이사를 왔는지 아님 새로 인테리어를 하는지 이삿짐차가 들어와있었다.
집 마당에는 해바라기씨를 말려놓기도 했다. 엄청큰 해바라기에 저렇게 씨가 촘촘히 꽉 박힌건 처음 봤다.
큰길로 나가니 도로주변에 채송화가 피어있었다. 아직도 꽃이 피어있다니.. 11월 초였는데 그때만해도 아직은 따뜻함이 남아있어서 그랬는지 군데군데 꽃을 볼 수 있어서 넘 좋았다.
요렇게 오므라져있다가 해가뜨면 서서히 피기시작하는 채송화. 아 근데 이게 채송화가 맞나? 아주 어릴때 보고 참 오래 못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 어릴적 그때만해도 흙장난도 하고 길가에 핀 풀 이름도 엄마한테 물어보고 그랬는데.. 요즘아이들은 그마져도 없는게 참 안타깝다.
당근이 빼꼼이 흙위로 올라왔다. 많이 자랐나보다.
나는 나무에 열린 열매보다 땅에서 자라는 뿌리식물이 뭔가 더 신기하고 좋다. 땅에 박혀있어서 항상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 당근당근~
숙소로 돌아와보니 아침조식시간이 다 되었다. 아직 자고있는 친구를 깨우러 가봤는데 일어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놀러와서 일어나기 싫은 친구를 억지로 깨우기는 싫어서 그냥 혼자 아침을 먹기로했다.
방안도 깨끗했지만 카페테리아도 참 깨끗했다. 식사를 하러 나오니 이미 예쁜 테이블 매트와 포크나이프, 1인 1개의 요거트로 셋팅된 자리
조식 메뉴는 망고샐러드와 파니니 혹은 샌드위치? 카페 브런치 느낌의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었다.
맛은 있었는데 아침에 먹기엔 양이좀 많았다. 더군다나 친구가 전날 말없이 아침에 조식을 빠졌기때문에 친구의 아침으로 구운 소세지까지 먹어야해서 더 벅찼다. (빵까지 다 먹으라고 할까봐 조마조마..) 다른 사람들도 많았는지 몇명이 조금씩 남겼다. 나는 남기는게 왠지 미안해서 최선을 다해서 다 먹으려했지만 샐러드가 조금 남았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한참 뒤에야 일어난 친구.. 다음날도 늦게일어날것같으니 미리 못먹는다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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